소장품 검색
여명
- 작품명
- 여명
- 작가명
- 신영복
- 제작년도
- 1976
- 재료
- 화선지에 수묵, 채색
- 크기
- 97×126
- 작가설명
- 신영복
기간 : 1979. 6. 7 - 13
장소 : 통인화랑
辛永卜 作品展에 부쳐
최근에 한국미술계에 다양한 표정은 동양화가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바람이다. 그 바람
은 새바람도 있지만 낡은 바람도 있어서 화단의 표정은 복잡하고도 괴기한 성격을 띄운
다.
그것을 이른바 화단의 상업주의적인 선풍이라고 하면 근원의 반 이상은 동양화가들에 의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만큼 오늘의 동양화는 다양하기에 동양화가들은 그의 처신을
지키기에 몹시 힘드는 것 같다.
전통에 충실하자니 낡았다고 하고 창조에 충실하자니 모르겠다고 하고 상업주의에 영합
하자니 타락했다 하고 자기에 충실하고자 하면 대중에서 유리되었다고 한다.
그러기에 오늘의 동양화가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화가로서 존재하기가 어렵다.
화가 신영복은 그러한 현대의 한국동양화의 기류 속에서 꾸준히 자기의 보조를 계속하고
있는 사람의 한 사람이다. 산수화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그를 풍경화가라고 볼 수 있지마
는 그의 능력은 풍경이외에 다른 유형의 그림에도 익숙하다.
화가 신영복의 풍경화는 전통 산수화 말하자면 이조 후기의 우리 화단에 자리 잡은 남하
적인 터전에서 출발했다고 본다. 그것은 그의 작품에 정신내용이 그렇고 산과 바위를 처
리하는 준법에서나 나무를 다루는 수법에서도 그리고 돌을 다루는 석법에서도 그렇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준법은 미점으로 형태의 양을 조성하는 기법과 피마준 같은 수법으
로 역시 산과 바위를 형성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큰 테두리 속에서는 화가 신영복의 작품세계를 전통산수의 재현이라고 볼 수 있지
만 엄격히 따지면 전통적인 산수화를 감각적으로 다른 이른바 신영복식의 자연이다. 그것
은 화가 신영복의 시각을 통해서 재구성되는 전형적이고 자기화 된 독특한 세계인 것이
다.
따라서 화가 신영복이 그린 작품은 피상적으로는 자연의 외양을 본따고 있지마는 엄격히
따지며는 자연은 하나의 소재에 지나지 않고 어디까지나 작가 자신의 조형적 능력에 따라
서 자연을 인간화시킨 그러한 미의 세계인 것이다. 다만 조용하고도 차분한 그의 관조에
서부터 표현에 이르기까지 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기 때문에 혹시 작품에서 힘의 상태
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불만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미의 류형은 어디까지나 화가의 선천적인 체질과 후천적인 노력의 결과
에서 오기 때문에 이른바 우미계통에 속하는 화가 신영복의 세계를 장미적인 요소에 결
핍 때문에 나무랄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화가 신영복의 작품세계는 중성적이고 고요한 아름다움에 가득차 있다.
1979년 5월
美術評論家 李 慶 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