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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94-3H

작품 94-3H

작품명
작품 94-3H
작가명
우제길
제작년도
1994
재료
캔버스에 유채
크기
130×162
작가설명
우제길 展 1997. 11. 5 - 11. 18 選畵廊 눈부신 섬광 너머의 사색 이재언 (미술평론가) 권태를 잊기 위한 具色이라 할까, 아니면 \'끼\' 넘치는 작가의 편력이라고나 할까 알고 보 면 우제길만큼 다양한 조형 세계를 가진 사람도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연재소설 내용과 는 독립된 에로틱한 삽화(한승원의 \'물개\'),반복적인 점들을 연속 적으로 스크래치한 환원 적이고도 추상 표현적인 회화, 한지 위의 스크래치와 콜라지, 몽상적 분위기와 역동적 서 법이미지를 담은 세리그래피, 집적된 가는 선맛의 에칭, 이광희와의 패션을 위한 공동작 업 및 대형 무대세트 ― 특히 작가가 스무살 전후인 60년대 그렸던 표현성과 추상성이 짙 은 풍경이나 인물화, 스케치, 크로키 같은 것을 보면 일찍부터 \'물건\'의 가능성이 충분 히 엿보이고 있었다. 재능이 뒷받침된 이러한 다양한 시도와 순발력과 감각이 넘치는 추구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가로서의 이미지는 한 소재나 모티브에만 몰입해 있는 우직한 화가로만 굳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30년 화력을 통해 \'빛\'을 그의 회화 속에서 일관되고 집요하게 천 착 시켜 얻은 인상이 너무 강하여 온 현상이 아닌가 싶다. 아닌게 아니라 그의 그림은 눈부신 섬광을 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작업도 앞에서 열거한 많은 작업 유형들과의 연속성을 가지며 유형 무형의 끈들이 있음을 지적해두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비평적 글쓰기는 간혹 작가들의 양식에 대해 이율배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 것저것 다양한 양식이나 방법들을 두루 섭렵하면 그땐 방황한다고 하다가, 또 한 가지 양 식이나 방법에만 천착해 들어가면 상상력의 고갈이나 재능의 부족으로 몰고가는 일이 적 지가 않았다. 우제길의 경우는 \'빛\'시리즈로 통하는 그의 일관된 양식적 도정이 주로 후자 의 시각에만 노출되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지난 95년 4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있었던 (우제길 회화 40년전)에서는 그러한 양 자의 시각이 가진 편향성을 불식시켜 줄 수 있었다. 그로써 그의 조형세계가 일관성과 다 양성,진득함과 기민함의 소산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확인되었다. 그의 빛 시리즈도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할 것 같다. 그의 그림은 대체로 시각적인 측 면이 강조된다. 조형작품이 그래야 할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이 대단히 기 하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그의 작업 행위는 손과 신체를 혹사시키는 수공적 이며 노동적인, 그래서 인간적인 것으로 대비된다. 보통 그러데이션 효과를 많이 드러내는 옵티컬한 작품이나 극사실적인 작품들의 색면처 리를 스프레이건으로 많이 한다. 미세한 입자들에 의해 점진적으로 톤이 변하는 데는 그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굳이 손바닥으로 처리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했다고 하여 더 좋 을 것도 없어 보인다.아마 이 점은 그 자신이 직선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밝힌 바와 통 할 것이다. \"나는 선 중에서도 직선을 가장 사랑한다. 그 이유야 다 그렇듯 직선이 갖는 의 미는 강직하다든지 강인한 성격을 지닌 때문일 것이다. 이는 내 스스로 갖고 있는 내성적 인 결함들 때문에 직선을 사랑하고 그 직선의 곁에서 떠나려하지 않는 지도 모른다.\"(작 가 노트) 마찬가지로 긴장이 감돌고 섬뜩하기까지한 작품들을 마냥 기계에 의해 처리해버 리는 것 이 그로서는 내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손바닥으로 문지르는 행위 자체가 자학적인 것은 아닐 것이다. 점액질 안료를 직접 손에 접촉시킬 때 오는 감촉이 모종의 원초적 쾌감을 주는 것으로 보 인다. 무의식 세계의 이드(16)의 성애적 쾌감과 같은 만족이야말로 엄격한 형식으로부터 의 일탈과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다. 陶工이 물레를 돌릴 때 갖는 흙과의 접촉에서 오는 촉 감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구성이 이뤄지면 캔버스에 테이프를 붙이고 붓으로 물감을 바르고 얼마쯤 후에는 손바 닥 으로 여러 방면으로 문지른다. 문지르는 작업에서 쾌감을 느꼈고, 가장자 리의 테이프를 뜯어내면서 작품이 되어가는, 내가 구상했던 형태가 창조되어 나을 때의 기쁨, 스스로 황 홀감에 젖기도 했다.\"(작가노트) 그의 그림은 양식적인 측면에서 여러 가지 해석적 분석들이 가능하다. 멀게는 조작적인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빛을 회화의 중요한 요소로 다룬 것은 바로크 미술을 들 수 있다. 그리고 20세기 접어 들어서서는 빛의 동시성을 추구하여 색면추상 비조격인 들로네의 오 르피즘,에너지와 빛의 문제에 역점을 둔 보치오니류의 미래주의, 극단적 순수성을 추구 한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바사렐리류의 옵아트 …… 등이 우제길 회화의 미술사적 배경 일 수 있다. 그의 그림들도 두 가지 시리즈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강한 명암의 대비에 의해, 그 리고 역광이 많은 빛의 신비적인 국면을 노출시키고 있는 부류이다. 문틈으로 눈부시게 비쳐오는 같은 빛의 국면을 몇 개의 중첩적인 구성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의 풍 부한 그러데이션은 틈새로 스며든 빛이 이미 어떤 다른 매질에 의해 굴절되고 분해되어 프리즘 효과가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며, 동시에 음악을 시각적으로 들려주고 있는 환상 을 주게 된다. 여기서는 비교적 빛 자체가 질량을 가지고 있는 물리적 실체로 지각되는 것이면서도 공간 적으로는 네거티브 스페이스와 같은 공간적 전도가 목격되고 있다.
작품설명
우제길(1942- )은 '빛의 화가'로 불리고 있다. 그는 1960년대에 앵포르멜적인 추상 작업과 표 현주의적인 형상 추구에 몰두하였고, 1970년대에는 반(半)기하학적 형태를 화면에 도입하는 실험 작업을 하여, 결국은 현재와 같은 양식을 도출해 내었다. 이 작품은 화면 전체를 가득 메운 메스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강철같이 차갑게 빛나는 금속성 느낌의 조각들은 그 것들의 틈새로 스며든 빛이 이미 어떤 다른 매질에 의해 굴절되고 분해되어 프리즘 효과가 드러나는 것처럼 보이며, 동시에 음악을 시각으로 보여주는 듯한 효과를 내고 있다.